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역사 속 명절 : 설날, 추석, 단오, 명절의 의미

by a-historical 2025. 3. 16.

명절하면 먼저 떠오르는것은 인터넷이 잘 터지지 않았던 시골, 그리고 머쓱해하며 받았던 용돈이 생각난다. 그리고 설날이 되면 가장 깨끗하게 차려입고 세배를 하며 용돈을 받았다. 추석에는 송편을 빚는 집고 많았다고 하는데, 우리 시골에서는 따로 만두나 송편을 빚진 않았다. 이처럼 명절에도 집집마다 문화가 달랐다. 명절을 보내고 오면 학교에서 친구들과 용돈 얼마 받았다 자랑하기도 했다. 과거에는 명절을 어떻게 보냈을까?

명절을 보내고 있는 가족의 집

설날 – 새해의 시작, 마음을 정리하는 날

설날 아침, 조선 시대의 한 집을 상상해 본다. 마당에는 하얀 눈이 소복이 쌓였고, 안채에서는 따뜻한 떡국 냄새가 풍긴다. 가족들은 새 옷, 설빔을 입고 차례를 지낼 준비를 한다. 한복의 옷깃을 여미는 순간,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음을 실감했을 것이다.

차례가 끝나면 아이들은 어른들께 세배를 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 한마디에 담긴 의미는 단순한 인사가 아니다. 건강과 행복, 그리고 무사함을 기원하는 마음이다. 그리고 돌아오는 것은 어른들의 덕담과 두둑한 세뱃돈. 지금도 변하지 않은 모습이다.

조선 시대에는 복조리를 문 앞에 걸어두는 풍습이 있었다. 대나무로 만든 작은 조리를 걸어두면 한 해 동안 복이 들어온다고 믿었다. 내 방에도 걸어두면 좋을까? 지금은 사라진 풍습이지만, 조상들이 복을 바라던 마음만큼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설날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윷놀이다. 요즘은 그냥 가족끼리 즐기는 놀이지만, 옛날에는 마을 사람들이 한데 모여 윷을 던졌다. "모! 모 나왔다!" 환호성이 터지면, 사람들은 함께 기뻐했다. 윷을 던지는 것은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한 해의 운을 점치는 일이기도 했다.

설날에는 나쁜 말을 하면 안 된다는 금기도 있었다. 아침에 "안 돼", "망했다" 같은 말을 하면 한 해가 불행해진다고 여겼다. 그래서 부모님들은 아이들에게 좋은 말만 하라고 가르쳤다. 지금도 "명절에는 싸우지 말자"는 말이 전해지는 이유일 것이다.

설날은 한 새의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큰 명절이었다. 새로운 옷을 입고, 덕담을 주고 받고, 가족과 함께 아주 배부르고 따뜻하게 시간을 보냈다. 설날의 본질은 결국 ‘희망’이 아니었을까?

추석 – 가을의 한가운데, 풍요를 기념하다

추석이 되면 마을은 들썩였다. 가을이 왔고, 농사는 끝이 났다. 이제는 수확을 기뻐하며, 함께 나누는 시간이다.

추석 하면 강강술래가 떠오른다. 밤이 되면 여자들은 손을 맞잡고 동그랗게 원을 그리며 돌았다. "강강술래~ 강강술래~" 달빛 아래에서 춤을 추는 이 순간,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기분이 들었을 것이다. 임진왜란 때는 이 강강술래를 이용해 왜군을 속이기도 했다. 여인들이 둥글게 돌면, 멀리서 보면 군사들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송편 빚기. 가족들이 둘러앉아 하얀 반죽을 떼어내고, 고운 소를 넣어 하나하나 빚었다. "예쁘게 빚으면 예쁜 딸을 낳는다"는 말에 아이들은 더 정성껏 손끝을 움직였다. 송편은 보름달처럼 둥글지 않다. 일부러 반달 모양으로 빚는다. 아직 완전하지 않지만, 앞으로 채워나갈 것이 많다는 의미다. 마치 우리의 삶처럼.

추석에는 씨름 대회도 열렸다. "으라차차!" 힘을 겨루는 두 사람, 숨을 죽이며 지켜보는 마을 사람들. 승자가 되면 곡식을 상으로 받기도 했다. 하지만 승패보다 중요한 것은 함께 웃고 떠드는 시간이었다. 씨름은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공동체를 하나로 묶는 행사였다.

추석은 단순한 명절이 아니었다. 조상들에게 감사하고, 자연에 감사하며, 함께 기쁨을 나누는 날이었다. 지금도 가족이 모여 음식을 나누는 이유는 결국 같은 마음일 것이다.

단오 – 뜨거운 태양 아래, 여름맞이 준비

단오는 지금은 잊혀진 명절이지만, 조선 시대에는 큰 행사였다. 여름이 시작되는 5월 5일, 사람들은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다양한 풍습을 가졌다.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은 창포물에 머리 감기다. 창포는 한방에서 약재로 쓰이는 식물인데, 창포물에 머리를 감으면 머리카락이 윤기 나고 건강해진다고 믿었다. 실제로 창포에는 살균 효과가 있어, 여름철 두피 건강에 좋다고 한다. 과학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풍습이었다.

그리고 그네뛰기. "더 높이! 더 높이!" 하늘을 향해 몸을 띄우는 순간, 마치 날아가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단오날의 그네뛰기는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놀이였다. 높은 곳까지 올라가며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 여름의 더위도 잠시 잊을 수 있었을 것이다.

단오는 나쁜 기운을 씻어내고, 여름을 맞이하는 준비 기간이었다. 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 조상들은 단오를 통해 몸과 마음을 정비했다.

명절이 주는 의미 – 단순한 휴일이 아니다

명절은 단순히 쉬는 날이 아니다. 명절은 '우리'라는 공동체를 잊지 않도록 해주는 시간이다.

과거의 명절을 보면 자연과 인간이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 중요했다. 설날에는 한 해의 복을 기원했고, 추석에는 수확의 기쁨을 나눴다. 단오는 더위를 이겨내기 위한 준비였다. 모든 명절이 자연의 흐름과 맞닿아 있다.

그리고 명절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했다. 강강술래를 하며 손을 맞잡고, 씨름을 하며 어깨를 부딪히고, 송편을 빚으며 함께 웃었다. 명절이란 결국 '함께'하는 날이었다.

결론 – 명절, 우리의 과거이자 미래
명절이 되면 할머니가 늘 하시던 말이 있다. "이럴 때라도 다 같이 모여야지." 조선 시대에도, 고려 시대에도, 삼국 시대에도 사람들은 명절마다 모였다.

우리는 지금, 바쁘다. 그래서 때때로 명절이 부담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명절이 아니면 언제 이렇게 다 같이 모일 수 있을까?

조선 시대 사람들이 설날에 좋은 말을 하며 한 해를 시작했던 것처럼, 우리도 명절을 통해 서로를 위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명절이란 단순한 하루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과거, 그리고 우리의 미래다.